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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다시 돌아운 브누아 블랑의 무인도 추리

by bellobello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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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

감독: 라이언 존스

출연: 다니엘 크레이크, 에드워드 노튼, 자넬 모네 등

상영시간: 2시간 19분

관람등급: 15세

 

다시 돌아온 현대판 셜록홈즈

 

지난 2019년 영화 나이브스 아웃 이후 3년 만에 넷플릭스를 통해 후속작이 공개되었다. 글래스 어니언이라는 부제를 달고 OTT 서비스를 통해 공개되었는데, 개인적을 1편을 아주 재밌게 봤던 터라 이번 2편의 개봉 역시 기대가 많이 됐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된 점도 집돌이인 나에게는 더욱 좋았다. 요즘 영화값이 아주 비싸져서.. 아바타나 이런 큰 스크린으로 즐겨야 하는 영화 외에는 영화관을 가게 되는 것이 망설여지는 나였기에 좋았달까.. ㅜ

 

나이브스 아웃을 좋게 봤던 이유는 할리우드 영화계에는 이런 영화 하나쯤 있어야 해서다. 그동안 마블 코믹스가 주도한 히어로 영화들과 과거 명작들의 리부트 등 할리우드 영화계는 한 장르가 독식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영화의 결들이 비슷했다. 물론 내가 독립 영화들까지 다 챙겨 볼 정도로 영화의 다양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추리 소설에 빠져 살았던 나는 추리 영화 역시 아주 좋아한다. 추리 소설은 내가 상상하면서 본다면 추리 영화는 한 인물을 따라가는 맛이 있다.

 

나이브스 아웃의 탐정 브누아 블랑은 현대판 셜록 홈즈라고 생각한다. 현대 탐정 영화이지만 클래식한 맛을 한가득 가지고 있는 탐정이다. 시가를 태우며 모험과 도전을 원하지만 어딘가 무기력해 보인다. 그의 열정은 오로지 추리를 맞닥뜨렸을 때 살아난다. 눈치가 없어 보이지만 뭔가 다 계산된 행동들이었고 큰 힘을 가지고 싸우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한 사람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그런 캐릭터다. 이번 후속작 글래스 어니언에서는 또 어떤 추리를 보여줬을지 기대가 많이 됐다.

 

황금 젖꼭지에 물려있는 새끼 돼지들

우선 황금 젖꼭지라는 표현은 영화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런 뜻으로 사용되는 표현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이번 브누아 블랑이 떠난 곳은 세계 최고 기업 알파를 운영하는 억만장자 마일즈의 묘한 파티다. 그의 오랜 친구로 불리는 6명의 친구들은 매년 마일즈가 주최하는 파티에 초대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는다. 특이한 점은 게임, 퍼즐, 퀴즈를 좋아하는 마일스의 게임이 항상 기다리고 있다는 점인데, 이번에는 밀실 살인게임을 준비한 마일즈였다.

 

영화는 이렇게 밑밥을 깔고 포인트를 마일즈의 밀실 살인 게임에 포커스를 맞추고 시작한다. 브누아 블랑은 원래 초대되지 않았지만, 우연히 초대를 받게 되어 참가하게 되는데, 이 밀실 살인 게임을 단 5초 만에 풀어버린다. 이런 걸 보면 대단하기도 하지만, 사실 마일즈가 준비한 밀실 살인 게임은 이 영화에서는 중요한 게 아니다. 이번 글래스 어니언은 지난 1편과 달리 등장인물들의 서사와 얽혀있는 복잡한 관계에 집중한다. 마일스라는 황금 젖꼭지를 물고 놓지 않으려는 그의 친구들은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마일즈를 떠나지 못하며 마일즈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사실 추리극에서 중요한 범행 동기는 모두에게 깔아놓은 샘이다.

 

여기서 마일즈와 함께 창립했지만 관계과 완전히 틀어져버린 앤디의 등장으로 마일즈와 친구들의 파티는 시작부터 불편한 분위기를 풍기며 시작된다. 마일즈와 친구들의 관계성은 다소 평범해질 수 있지만, 앤디라는 캐릭터로 큰 변주를 주면서 이곳의 파티는 종잡을 수 없게 된다. 지금껏 무너질 위험이 있는 탑에 마지막 돌을 던진 느낌. 마일즈와 친구들의 관계, 이들과 앤디의 관계, 이후에 밝혀지는 브누아 블랑과의 관계,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아주 복잡하게 얽혀있다.

글래스 어니언 , 모나리자

이번 영화의 주요 키워드는 부제목인 글래스 어니언과 모나리자가 아닐까 싶다. 이번 글래스 어니언은 제목답게 이야기는 한 꺼풀씩 벗겨지면서 시작된다. 직역 그대로 양파처럼 겹겹이 쌓여있는 유리를 뜻하는 글래스 어니언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한 커플씩 벗겨지면서 이야기가 진행이된다. 그리고 투명한 유리처럼 사실 한커풀씩 벗겨보지 않아도 핵심은 눈앞에 있었다. 그 속이 투명해서 너무나도 잘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인을 맞추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이번 영화는 범인 찾기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실제로 영화의 진행도 추리극보다는 복수극에 가까웠다. 여러 인물들의 마일즈를 향한 분노, 그리고 마일즈의 야망까지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그리고 모나리자는 마일즈라는 사람과 친구들의 관계를 아주 잘 설명해 준다. 영화에서 모나리자를 포커싱 하고 언급도 자주 되는데, 그 시절 이런 대단한 작품이 탄생한 것과 후대에도 그 아름다움을 칭송받는 것은 마일즈의 야망을 나타내며,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으면서 슬퍼 보이는 모나리자의 표정은 마일즈의 친구들의 심정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들의 불편한 관계는 아주 잘 드러나있지만, 겉으로는 하하 호호 웃으면서 지내는 모습은 글래스 어니언 같기도 하다.

 

용기

브누아 블랑은 이곳에서 탐정으로서의 활약보다는 한 남자로서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이다. 그는 주인공이지만, 지난 영화처럼 의뢰를 받고 최전선에서 추리를 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아 물론 나서서 추리는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제목처럼 글래스 어니언이다. 사실 본질은 그가 아닌 앤디다. 그녀가 브누아 블랑을 이 파티에 끌어들였지만, 브누아 블랑은 그녀의 복수를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닌 그저 용기를 준다. 그리고 그가 전한 용기는 앤디에게 전달된 앤디의 과감한 모습을 끌어내고 앤디의 이런 모습은 마일즈의 친구들에게도 전해져 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역시 이끌어낸다. 영화 끝에는 마침내 모든 껍질이 벗겨진 어니언을 만날 수 있다. 핵심 가치는 눈에 너무나도 잘 보였지만, 인간은 끝내 그 모든 것을 벗겨내야만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아주 치밀하게 짜인 스토리

 

이 영화의 감독 라이언 존슨은 이번 영화를 아주 치밀하게 잘 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의 관계도부터 모든 이야기들, 장면들 모든 것이 숨 막힐 정도로 다 얽혀있다. 지난 1편처럼 극적인 반전이나 추리의 짜릿한 맛은 없었지만,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속편이었다. 사실 1편과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성공적인 속편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고 등장인물들의 각각의 서사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번 영화는 재치도 있었고 센스도 있었던 영화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에드워드 노튼, 마블 작품에서 봤던 캐스린 한, 데이브 바티스타, 제시카 헨윅 등 반가운 얼굴들도 있었다. 집에서 보기 딱 좋은 영화였던 것 같다. 추리극의 장점은 한 명의 주인공으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의 속편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인데 3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제작이 된다면 또 브누아 블랑이 어떤 모험을 가지고 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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