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펭귄 시즌 1 (The Penguin Season 1) 펜트하우스에서 내려다본 고담
제목: 더 펭귄 (The Penguin)
감독: 맷 리브스
출연: 콜린 패럴, 크리스틴 밀리오티 등
에피소드: 8부작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을 재밌게 봤던 나는 새로운 배트맨 세계관에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더 펭귄'의 드라마 제작 소식과 함께 '쿠팡플레이'에서 'HBO'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게 관람하고 왔다. (쿠팡플레이 고마워 ㅜㅜ) '펭귄'이라는 빌런은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에서 등장 후 영화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는데, '더 배트맨'에서 짧지만 강렬한 등장 후 이 세계관에서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 '펭귄'으로써 각성하게 되는 이야기가 바로 '더 펭귄'이다.
'팀 버튼' 감독의 '펭귄'과 달리 '더 펭귄'에서는 굉장히 사실적인 디자인으로 변했는데 배우 '콜린 패런'이 한 분장은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을 봤다면, 이 드라마 역시 굉장히 유사한 연출, 컨셉 등을 예상 할 수 있는데 '더 펭귄'은 어땠을까?
느와르
우선 나의 개인적인 총평을 하자면 정말 재밌게 본 범죄 느와르 드라마였다. 1화 부터 엄청난 임팩트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펭귄'이라는 캐릭터가 각성해 고담시의 왕으로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배트맨'의 팬이라면 모두가 잘 아는 '팔코네', '마로니' 조직 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실사화 드라마였다. 갑자기 생각났는데 '펭귄'은 흡사 '데어데블'의 '킹핀'과 닮은 점이 많은 캐릭터다. 아무튼, '맷 리브스' 감독은 '더 배트맨'에서 보여줬던 느와르적인 색감으로 잘 그렸냈고 주연 '콜린 패럴'과 '소피아' 역의 '크리스틴 밀리오티'의 미친 연기력과 캐릭터성으로 감히 말하건데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펭귄 그리고 소피아
이 드라마는 '펭귄'과 '소피아'라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묘사하고 배우들의 미친 연기가 더해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펭귄'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와 결핍으로 인해 그가 고담시의 왕으로 군림하고자 하는 야망, 그리고 '소피아'의 트라우마와 아픔에서 복수심으로 이어지기까지 두 캐릭터는 닮은 점이 많게 느껴졌다. 특히 개인적으로 '소피아'라는 캐릭터가 굉장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펭귄'이지만, 빌런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펭귄'보다 '소피아'라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많이 된다. 둘 다 범죄조직에서 미친짓을 서슴치 않았지만, '소피아'의 상처가 굉장히 인간적이고 아프게 다가온다.
반면, '펭귄'은 '소피아'처럼 드라마 초반 부터는 그의 야망을 위한 악행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 '소피아'와 다르다는 것을 드라마를 보면서 느낄 수 있다. 그는 그냥 소시오패스의 광인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아픔, 그가 타고난 장애 그리고 어머니에게 바라는 사랑과 인정은 그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만들어낸 자기 합리화일 뿐이었다. 이렇게 둘은 닮은 듯 하지만 다르다. 오히려 진짜 '행맨'은 '펭귄'이라고 볼 수 있다.
매력적인 두 캐릭터가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재미가 없을 수가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했고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모습들도 좋았다. 빌런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라 그동안 우리가 쉽게 접했던 히어로물의 권성징악 내용이라던가 일반적인 이야기의 틀과는 굉장히 다르기에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더 배트맨
보고 나서 시즌 2도 기대가 되지만, 마지막 에피소드의 배트 시그널은 앞으로 '더 배트맨'의 다음 작품과 함께 이후의 내용이 많이 궁금해지고 기대가 된다. 'DC 코믹스'는 왜 '저스티스 리그'와 같이 'DCEU'는 망쳤는데, 배트맨의 독자적인 세계관은 잘 만들까? '더 배트맨'에서 다음 작품으로 가는 중간 단계에서 좋은 역할을 해낸 드라마였고 독립적으로 봐도 정말 재밌는 드라마였다. '펭귄'이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빌런으로써의 무자비함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더 배트맨' 세계관이 정말 많이 기대가 된다. '더 펭귄'에 이어서 다양한 캐릭터의 외전 형식의 드라마도 만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펜트하우스
결국 고담의 왕이 되고 펜트하우스에서 고담시를 내려다 보는 '펭귄'의 모습은 진정한 '펭귄'으로써 각성 했음을 알 수 있다. 어머니에게 꼭 펜트하우스에 살게 해주겠다고 했던 다짐은 이뤘지만, 이것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닌 자신의 결핍 중 하나인 인정을 위해서였다. 모든 것을 이뤘지만,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의 모습으로라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신의 충직한 부하였던 '빅'을 서슴없이 죽이는 것, 여자친구에게 어머니의 어린 시절 어머니의 모습으로 분장하게 하는 것 모두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만들어낸 자기 합리화임을 증명하고 그저 소시오패스의 광인임을 잘 보여준다. 어머니와 펜트하우스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자신이 펜트하우스에 어머니를 데리고 왔다가 중요했던 것이다. '빅' 역시 그가 형제들을 죽였던 것처럼 자신의 더 큰 목표를 위해 서슴없이 죽인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크나이트'의 '조커'가 그랬던 것 처럼 '펭귄'의 악행에는 이유가 없다. '조커'가 혼돈이라는 목표를 위해 그랬던 것 처럼 '펭귄'에게도 자신의 '야망'이라는 목적만 있을 뿐, 큰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 그래서 그가 빌런으로써 더 무자비하고 무섭게 다가온다. '조커'라는 캐릭터가 너무 많이 소비됐고 '리들러'는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웠는데, '펭귄'이라는 캐릭터는 새로운 빌런으로 '조커' 만큼 임팩트있게 다가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