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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 4 (John Wick 4 ,2023) 드디어 편히 쉴 수 있는 존윅

bellobello 2023. 6. 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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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존윅 4 (John Wick 4, 2023)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견자단 등

상영시간: 2시간 49분

상영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존윅의 컴백

 

존윅 4의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왔을 때,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존윅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액션 시리즈로 액션 영화가 거의 없어지다했던 상영관에서 해성처럼 등장해 존윅만의 액션으로 전세계를 매료시켰고 나 역시 푹 빠져 버렸다. 지난 3편에서 윈스턴에게 총을 맞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끝났던 존윅은 이번 4편에서 그 모든 것의 끝 마무리를 하러 다시 한번 총을 들게 된다.

 

사실, 존윅은 개인적으로 스토리나 개연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를 봄에 있어 이 두 가지 요소는 아주 중요하고 나 역시 평소 영화를 관람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이지만, 존윅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액션을 보여주기에 다 용납이 됐었다. 아마 내가 스토리, 개연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보는 거의 유일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존윅 1편에서 보여줬던 키아누 리브스의 묵직한 권총 액션은 아직도 생생히 각인되어 있다. 그리고 속편을 거듭할수록 더욱 다양해지는 패턴과 연출은 기대를 충족시켜 줬다.

 

다만 세계관을 넓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뜬금없기도 하고 다양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그 속에서도 존윅의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이번 4편이 최종이라고 기정사실화 된 속편이라 더욱 기대가 되고 특히, 어릴 적 나의 영웅인 견자단의 출연은 더욱 기대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전 편들에서도 아시아 액션 스타들이 등장했었지만, 견자단은 나에게 그 의미가 남다르다.

 

Yeah, I'm Ready

 

사실 이번 편에서 존윅과 최고 테이블의 전쟁을 그리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과는 약간 달랐다. 존윅은 최고 테이블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야기였다. 근데 어떻게 보면 이 스토리가 더욱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다. 아무리 지하세계의 킹과 콘티넨탈의 점장 윈스턴, 존 윅과 힘을 합친다고 하더라도 최고 테이블과의 전면전은 승산이 제로에 가까운 싸움이다. 존윅은 단순 명료하다. 이 세계관을 지탱하는 최고 테이블을 향한 반기가 아닌 자유다. 존윅도 사실 이 세계관 속에서 자유를 요구할만한 자격이 있지는 않다. 많은 규율을 어겼으니깐 말이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목적성을 분명히 해왔다. 이번에는 그의 자유가 그 목적이다. 킹의 본거지에서 다시 준비를 하고 있던 존윅은 그의 명대사를 오마주 하는 대사로 다시 시작을 알린다.

 

개연성과 스토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었는데, 윈스턴이 존윅을 쐈음에도 그의 콘티넨탈은 터졌다. 그리고 최고 테이블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작에게 평생을 함께한 친구 매니저까지 죽임을 당하고 파문당한 윈스턴은 킹과 함께 존윅을 돕게 된다. 사실 존윅을 돕는다기 보다는 그를 이용하는 것에 가깝게 보였는데, 일단 콘티넨탈의 점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힘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가 아는 것은 킬러 세계관의 역사와 지식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존윅에게 '결투'를 알려주는 것도 윈스턴이니 말이다. 어찌 보면 킬러 세계에서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실리를 챙기는 것, 킹 역시 존윅을 직접적으로 도와주지 않는다. 존윅과 같이 싸우는 것이 아닌 그에게 총자루를 쥐어준다. 이러한 전개는 존윅이 혼자 영화에서 밀쳐 날뛰라는 감독의 큰 그림이 아닐까? 그러다 보니 윈스턴의 비중은 그래도 꽤 되지만, 킹은 거의 비중이 없다시피 할 정도로 적다. 지하세계의 왕이라는 설정이 개인적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여전한 큰 형님, 견자단

 

이번 4편에서 내가 정말 기대했던 견자단의 출연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견자단의 액션은 옛날 엽문 시리즈의 모습 그대로였다. 가볍고 빠른 그의 액션 스타일은 키아누 리브스의 묵직한 액션과 대조되면서 액션의 밸런스를 잘 맞춰준다. 존윅의 옛 친구로 등장하는 케인은 어쩔 수 없이 존윅과 싸우게 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장님 설정은 조금 아쉽다. 굳이 장님이라는 설정을 넣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뭔가 유독 동양의 액션 고수 캐릭터를 다룰 때 장님이라는 설정을 많이 넣는 것 같은데 존윅 세계관은 슈퍼 히어로 물도 아니니 장님이 존윅과 비등한 실력을 겨루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존윅 시리즈에서 개연성은 패스니 넘어갔다.

 

아무튼 견자단의 합류로 존윅 4편의 액션은 더욱 화려해졌다. 그리고 견자단이 가지고 있는 존재감은 키아누 리브스와 비견해도 전혀 꿀리지 않았다. 은둔해 살던 장님 킬러 역할과 완전히 찰떡이었으며, 존윅과의 호흡도 좋았다. 그리고 견자단의 액션을 다시 한번 보는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견자단의 등장과 액션에 환호를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동안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 정말 많았던 존윅 시리즈 였지만, 단연코 견자단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액션 종합 선물세트

 

이번 존윅 4편은 마지막 편임을 자랑하듯이 그야말로 액션 종합 선물 세트였다. 오사카에서 화려한 조명아래 보여주는 근접 액션은 정말 화려했다. 수많은 적들을 차례대로 해치우는 존윅의 액션은 화려한 조명아래 빛났다. 오사카 액션 씬들이 비주얼적인 요소에 많이 집중을 한 것 같은데 벚꽃이 흩날리는 배경아래 싸우는 모습도 정말 아름다웠다. 이전 편들에서는 존윅만 거의 방탄 슈트를 착용하고 싸웠던 것 같은데 이번 편에서는 적들도 방탄 슈트에 방탄복을 착용하고 등장해 존윅의 시그니처인 확인 사살이 더욱 많이 이뤄졌다. 건푸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길 정도로 존윅의 권총 액션은 독복적인데 이번 편에서도 여전했다. 그리고 오사카 액션씬에서 다른 캐릭터들의 액션도 좋았다. 근데 근접 액션이 길게 있다 보니 다소 약간 피곤한 감도 없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 보여준 존윅의 액션은 역대를 통틀어 가장 최고였다. 개선문 앞에서 달리는 차들 속에서 보여준 액션과 게임을 연상케 하는 건물 내에서 폭발하는 총을 들고 싸우는 존윅의 모습은 보는 내내 전율이 돋았다. 보는 내내 단 한 번도 지루하지 않았고 존윅의 액션은 그야말로 완성형이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개선문 앞에서 이뤄진 액션이 제일 최고였는데, 정신없이 몰아치는 적들과 그들을 주위로 쌩쌩히 달리는 차들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액션은 정말 쫄깃했다. 이 액션을 생각한 분은 정말 상을 줘야 한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액션이었다. 아 그리고 라디오로 진행상황을 알리던 DJ의 중계는 마치 스포츠를 보는 느낌을 줘 더욱 몰입이 됐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결투를 하기 위해 올라야 했던 계단에서의 전투는 그야말로 뫼비우스의 띠였다. 계속해서 구르고 떨어지고를 반복하는 계단에서의 액션은 철학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존윅의 자유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올라야만 했던 계단이지만, 그 끝을 향해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정이었다. 마치 전체적인 존윅 시리즈에서의 존윅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케인의 등장과 함께 올라가는 존윅의 모습은 참혹하고 냉정한 킬러 세계에서 잠깐이나마 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지 않나 싶다. 케인이라는 캐릭터를 존윅과의 오랜 친구로 설정한 것은 정말 잘한 것 같다. 오묘한 느낌을 계속 주면서 이 둘이 서로 죽일 듯이 싸우다가도 서로를 놔주고 하는 과정은 알 수 없는 앞날을 보는 듯했다.

 

결투

 

앞에서 정말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 존윅 4편이지만 그 마무리가 정말 단순한 서부극의 결투라는 점은 의외였지만, 정말 잘 선택한 연출이지 않나 싶다. 간단명료 하지만 그 속은 복잡 미묘한 결투라는 방식은 존윅 시리즈를 마무리하기에 최고였다. 그리고 그 마지막 결투의 상대가 다름 아닌 케인인 점도 존윅에게는 자유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 결투를 통해 챙길 건 다 챙긴 존윅과 케인은 둘 다 이제 드디어 자유를 얻게 되면서 이야기의 막이 내린다.

 

내가 이 리뷰를 쓰면서 새로 등장한 공작과 사냥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싸우는 새로운 킬러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중요한 캐릭터가 아닌 것 같아서 스킵했다. 공작은 이 이야기에서 핵심 인물은 맞지만 전형적인 악역에 결국 그도 최종 테이블의 부하 중 한 명이다. 그리고 뭔가 싸이코 적인 모습은 보이려고 했지만, 캐릭터 자체에 큰 매력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반면 사냥개와 함께 싸우는 킬러는 또 다른 액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인상은 깊었으나 사실 그냥 낄낄 빠빠 못하는 그저 그런 킬러였지 않나 싶다.

 

액션의 패러다임을 바꾼 존윅

 

21세기 액션 패러다임을 바꾼 존윅 시리즈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그동안 007, 미션 임파서블, 본 시리즈 등 액션 시리즈하면 떠오르는 명작들이 많이 있지만, 존윅은 다른 영화들과 완전히 다른 매력을 지닌 시리즈다. 액션의 원초적인 모습에 집중하며 오로지 존윅을 비추는 액션은 이 시리즈에 왜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는지를 충분히 잘 보여줬다. 급작스럽게 커진 세계관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난제였다고 생각은 들지만, 나름 잘 확장해 나가면서 존윅이라는 캐릭터가 이 세계관에서 발버둥 치는 과정을 잘 담아냈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를 보면 제작진들이 액션에 대한 연구를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잘 느껴진다. 그리고 그 액션을, 존윅이라는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 낸 키아누 리브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마지막이 아닐지도 모른다. 존윅은 퇴장했지만 쿠키 영상 속의 내용도 그렇고 존윅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스핀 오프 작품이 제작되고 있다. HBO MAX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던 것 같은데 뉴욕 콘티넨탈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대단하다. 단순한 액션 영화로 시작했던 시리즈가 거대한 세계관을 다루는 하나의 프랜차이즈로 거듭났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믿기지가 않는다. 과연 누가 존윅 1편을 보고 이런 전개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이 대서시를 함께 하면서 정말 그동안 액션영화가 부족했었는데 존윅만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하지만 이제 이 이야기도 어느새 마무리가 되면서 당장 또 어떤 액션 영화를 기다리지라는 생각이 앞선다. 부디 또 좋은 액션영화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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